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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모 집필진

'어이' 없는 레퍼런스

헤드헌터 이인혁

202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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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헌터를 하면서 ‘어이없는 상황’ 을 맞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2015년 한국영화 개봉작 ‘ 베테랑 ‘ 의 주연 배우로 나오는 유아인의 그 ‘어이가 없다’ 의 표현이 흡사 맞을 것 같다.
맷돌에 무엇을 갈고자 돌리려고 하는데, 맷돌의 나무 손잡이인 ‘어이’가 빠져버린 상황.

“ 어이가 없어졌네 ?! “

내 기분이 그랬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어이가 없는 건 나 뿐만이 아니라, 나를 통해 이직을 진행하고 있었던 경력직 인재(人材)도 그랬다.
어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할 말을 잃었다. 임상시험업계에 아직도 이런 상황이 남아 있다니…

상황은 거슬러 작년 여름에 일어난 일이다.
구인의뢰를 받은 A 사에 경력직 인재를 추천하면서 일어난 일이다.
외국계 임상 CRO 회사인 A 사에 갑작스럽게 과장급 매니저가 퇴사하게 되었다며 다급하게 나에게 구인의뢰가 왔다.
임상시험업계가 좁고 경력직 인재가 한정적인 터라 난이도가 높은 의뢰 포지션이었다.
구인 의뢰를 받고, 한참의 공을 들여 일을 추진했다.
몇 일만의 시도 끝에, 과장급 후보자인 B를 어렵게 A사에 추천하기에 성공했다.
후보자B는  A 사에 지원을 희망하였고 나는 정식으로 인사부서에 추천했다.
A 사는 후보자 B를 면접을 보기로 했고, 면접 일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면접을 앞둔 어느 날, B는 내게 원망의 목소리로 내게 면접 참석이 어렵다고 전화 연락이 왔다.
참석이 어려운 이유는 A 사의 누군가가 재직중인 B의 직속 상사인 팀장에게 바로  레퍼런스를 했다는 것.
B의 직속상사는 레퍼런스를 통해 B의 이직 사실을 알게 되었고 B가 회사에 그대로 남아있기를 요청했다는 것이었다.
B는 ‘ 어떻게 레퍼런스를 면접도 보기 전에 개인 동의를 받지도 않고 할 수 있느냐? ’ 라며, 그것도 ‘ 레퍼런스를 직속상사에게 대놓고 할 수 있냐? ’ 고 울먹이며 말했다.

어이가 없고, 무슨 말을 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나는 당장 A사의 채용 결정권자인 현업의 매니저와 인사부서에 전화를 걸어 이와 같은 상황을 이야기했다.
인사부서는 이와 같은 상황에 원인을 파악해 보고 현업에 주의를 강력히 주겠다고 말했고, 현업채용결정권자는 본인은 레퍼런스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발을 뺐다. 그런 와중에 A사의 현업 채용결정권자는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후보자 B에게는 면접 일자를 바꾸어 면접을 보고 입사를 정식으로 하는 게 어떻겠냐? ’ 는 제의를 해왔다. 하지만, A사의 중대한 실수에 B는 사내에서 곤란한 처지가 되어버렸다며, A사의 이미지만 나빠졌다고 하면서 제의를 거부했다.

이 어찌 1950년 한국전쟁시대에서도 일어나지 말아야 할 상황이 2023년도에 일어나는가 말인가.

이와 같은 어이가 없는 일은 내가 임상시험전문헤드헌터로 입문한지 2년차 때도 동일한 일이 있었다.
당시만해도 임상시험업계에 들어온지 얼마 안된 헤드헌터로, 이런 사건은 비일비재하고 무난하고 자연스런 일인지 초반에는 의아했었다.
변화무쌍한 임상시험업계의 이슈는 한계절이 바뀌기도 전에 한번씩 빵빵 터졌고,  경력직이 줄줄이 빠지고 채워지는 인력이동과 사건에 매번 놀라와 했다.
시간이 지나고 10여년이 지난 요즈음,아직도 어이없는 일이 아직도 간간히 일어 난다.

보안은 어떤 일이 있어도 이직에 있어 중요한 요소이다.
작년 이후로 인재 추천을 할 때면 의뢰사에게 보안유지에 대한 각별한 확답을 받고 진행하는 버릇이 생겼다.
어이없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2024년 갑진해에는 새로운 임상시험업계의 보안유지를 위해 나부터 노력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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