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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모 집필진

이직의 정답

y2008yoo@nate.com

20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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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그만두고, 며칠 전 커리어 관련 특강을 듣다가, '2차 인맥'을 넓히라는 조언을 들은 바 있다. 해당 특강에서는, 인맥 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1차,2차,3차 인맥으로 나누었다. 1차 인맥은,  일명 막역한 사이다. 업무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언제든 연락해도 별 어색함 없는 사이다. 2차 인맥은, 연락을 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막역하지는 않은 사이, 3차 인맥은 정말 마음먹고 연락해야 하는 사이를 말한다. 특강 강사는, 커리어 성장으로 내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 중에는 2차 인맥이 많다고 했다. 정말 그랬다. 나와 업무적으로 어느정도 관련이 있는 이름들을 쭉 쓰고 보니 2차 인맥이었다.

며칠 전, 2차 인맥 중의 하나인 친하지만 연락은 상당히 뜸했던 동생에게 연락을 해봤다. 비록 한 통의 전화였지만 나로써는 굉장히 용기를 내어 얼굴까지 빨개져가면서 연락을 한 것이었다. (안녕..혹시 보고 있니??)

Start-up lead라는 같은 role 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부분도 많았다. 예를 들면 이렇다. 아래 내용은 공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작성한 것이다.

A사 (실제 이니셜이 아님) 에서는 site startup lead가 feasibility 영역까지 cover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contract lead 나 RA lead는 별도의 lead가 따로 있어서 IRB 부분에 좀더 치중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프로젝트 레벨의 타임라인 매니지먼트에 좀더 치중한다고 했다.

내가 다니던 회사에서는, feasibility 를 site start-up lead가 하진 않지만, global lead의 role 역시 APAC lead인 나에게 주어졌었다. 또한 남아프리카 공화국, 이집트 등의 나라 역시 내가 직접 담당했다. 규정이 쉬운 나라들도 아니었다. 보통 다른 CRO의 경우 인도,일본,중국의 경우 해당 국가의 lead를 따로 둔다지만, 나 역시 어쩌다 보니 lead role로 해당 나라들을 직접 담당했었다. 그리고 contract lead 및 RA lead role 까지도 해봤다. (스터디에 따라, 보통 규모가 큰 스터디의 경우 contract lead는 따로 있었다.)  보통은 라인매니저가 하는 스터디 팀원들의 FTE 계산 역시 내가 직접 하고 assign 하는 역할도 맡았었다.

노파심에 하는 말이지만, 위는 개개인에 한정된 이야기 일 수 있다. 회사 내에서도  스터디에 따라, start-up lead 마다 부여되는 역할은 다를 수 있다.

난 현재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재취업을 준비 중이다. 재취업을 준비하면서 내 학력과 경력에 대한 원망을 많이 했었다. 내게는 자격증도 없고, 생명과학 석사과정도 중퇴한 마이너스 이력 또한 있다.  자기소개를 준비하며 돌아본 내 모습은, 다른 전문직분들에 비해 짧다면 짧은 학력이지만, 일에 매달리면 잠도 잘 자지 않는 근성, 내향적이긴 해도 사람을 좋아하여 친절하고 잘 도와주는, 안타깝지만 수적으로 증명되지 않는 성향만 있었다. 그리고 이런 점은 면접 때 별로 어필 할 수가 없어, 크게 유용하진 않았다. 그러나 다른 분들과 소통을 해보면서, 내가 다른사람이 해보지 못한 업무도 많이 해봤구나, 하는 자신감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직을 준비할 때 회사 정보를 많이 아는 것, 특히 내 몸과 마음이 편할 곳을 아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워킹맘이어서 그런지 나도 참 그 점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만큼 중요한 것이, 그동안 내가 어떤 경력을 쌓아왔는지를 점검해보고 어떤 회사에서 나의 그 점을 강점으로 발휘할 수 있는지, 그 회사에서 나의 어떤 약점을 보완하여 개인적 성장을 이룰 수 있는지를 끊임 없이 구상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나처럼 자꾸 지나온 길을 안 좋은 쪽으로 회상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요즘, 업계가 불황이라는 얘기가 들려온다. 이 같은 시기에는 내가 회사를 골라갈 수 있겠냐마는, 나만의 스토리 텔링을 만들어가다보면 반드시 이직의 답이 차츰차츰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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